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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나이는 85세
그녀는 웃는다
항상 그리고 무언가 마음에 안들면 째려본다
치매라는 망각의 강을 건너는 중에도 그녀는 가끔 세상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리라
노인
나이: 85세
가족관계: 무
특징: 항상 웃는다 하지만 가끔 째려 보기도 한다
식사시간
관리: 어르신 식사하시게요
노인: 아무말 없이 웃는다
그리고 입을 최대한 벌렸다 오므렸다를 반복한다
관리: 맛있겠죠 많이 드시게요
노인: 아무말 없이 웃는다
그러다 밥 먹이는 것이 마음에 안들면 째려본다
관리: 어르신 예쁜눈 않하시면 안되요 그럼 노인은 금새 웃는다
그리고 하루종일 기저귀를 내리고 이불을 가지고 놀고 계신다
세살 아기가 장남감에 빠진 것처럼 노인은 이불과 연애 중이다
그 모습이 귀엽다
우리 모두에게는 이리 천사의 모습이 있다
아무도 보아 주지 않고 자기자신도 모르는 천사
소리 없이 왔다가 소리 없이 사라져 버리는 아기천사
본인의 의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그녀가 잃지 않고 붙잡고 있는 것은 아름다운 미소
어쩜 우리모두는 아기천사인지도 모른다
태양이 떠오르는 아침이면 숨었다 달님과 함께 짠하고 나타나는 아기천사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도
환하게 웃는 노인을 바라보면서
오늘부터는 이들이 주는 힘듬보다는
내 속에 숨어 있는 천사의 눈으로 그들의 천사를 찾아 보기로 했다
예쁜눈과 아름다운 미소 그리고 예쁜말과 동행 하면서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신경림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소리 없이 뇌어보지만
집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해달중#치매#요양원#요양병원#아기천사#미소#눈짓#이불#장난감#예쁜말#예쁜미소#내안의#천사#깨우다#가난하다고해서외로움을 모르겠는가#신경림#노인관련강사#한걸음에235mm#부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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