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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내리는 하얀눈꽃에 아이처럼 박수 치는 그녀

100*98속의 노인들

by 꼬옥 안아줄께 2023. 12. 20.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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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8이 어떤 숫자일까

궁금할까 그래 궁금할 거야

그건 치매 노인들이 입소한 순간부터 퇴원 하거나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까지 지내는 

1인용 침대 사이즈다

 

그 곳에 그들의 사계절 옷이 있고 사랑하는 가족 사진이 있고

그리고 믿었던 신을 향한 기도문이 있다

 

폭설이 내리는 하루

그들의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밤 새 기저귀의 똥을 만지작 거린 노인도

나 죽는다고 소리를 지르던 노인도 오늘은 조용하다

눈이 오는 걸 아시는 걸까

 

 

 

노인1: 선생님 눈이 오네요 행복하죠

            난 눈이 좋아요

관리: 저도 좋아요 

우리 나갈래요(현실적으로 문 밖으로 한 발도 나가지 못하는 상황) 말을 하고도 미안하다

눈이 와서 행복하다는 노인은 무슨생각을 할까

노인1: 그래요 선생님 함께 나가요 나가서 눈 싸움 해요

관리: 그래요 눈 싸움 해요(눈이 오면 눈 싸움 하기로 약속한 노인은 잘 계실까)

         어르신 내가 사진 많이 찍어서 보여 줄께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노인1: 두 손을 들고서 선생님 최고를 외친다

            귀여운 아기 같다

관리: 꼭 사진을 찍어서 보여 드릴께요

 

 

 

하늘에서 내려 주는 하얀눈꽃은 여전히 마술을 부린다

상한 영혼에 행복을 불어 넣어 주니

그 순간만큼은 우울하지 않으리라

눈오는 날 함께 사랑을 나누던 첫사랑 연인도 떠오를까

첫 아이를 품에 안았던 그 순간의 벅찬 감동이 떠오를까

아님 사랑하는 이와의 첫밤이 떠오를까

아무래도 좋다

하얀눈꽃이 내리는 순간만이라도 그들이

치매의 덫에서 벗어나 행복 하다면 

아무래도 좋다 그저 좋다

 

걸어온 어느순간 당신에게 왔던 천사가 오늘 다시 찾아 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춤추며 춤추며 하강하는 눈꽃 따라 당신도 춤추며 춤추며

하루 행복 했으면 좋겠습니다

 

어느인연으로 당신과 내가 만나고 인연의 끝을 알 수는 없지만

한 가지 약속합니다

당신들의 힘듬을 세상에 알리는 자 되어

꺼져가는 당신 영혼 따뜻하게 안아줄께요

 

 

 

너라는 시간이 흐른다/시아준수

 

그래선 안되나 봐
너를 볼 수 없나 봐
그 이름 하나 입에 못 담아
가슴에 묻는다
그대가 차올라서
너를 참을 수가 없어서
그저 너를 닮은 그 눈물만 흐른다
숨에 베여서 몸에 새겨서
잊을수록 더 아려온다
멎은 듯이 얼어버린 가슴에
너란 시간이 흐른다
가슴에 타올라서
지난 미련을 다 태워도
걷잡을 수 없는 그리움만 번진다 
숨에 베여서 몸에 새겨서
잊을수록 더 아려온다
손끝 하나 델 수 없는 아픔이
그대 아니길 그댄 아니길
언젠가 삶의 끝에서
미치도록 널 불러본다
내 눈물을 닮아버린 그대가 
사랑할수록 그립다
그래선 안되나 봐
너를 볼 수 없나 봐
그 이름 하나 입에 못 담아
가슴에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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