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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아내가 같은 요양원에서 1층과 2층으로 나누어서 생활하고 있으며 식사 때 잠깐 10분정도 만남
남편
- 80세
- 전직업 : 관광버스 운전기사
- 성격: 매우 급함
- 현재의 모습: 아내를 향하여 계속적으로 본인이 남편이란 표현을 함.
아내
- 80세
- 전직업: 주부
- 성격- 내성적임
-현재의 모습: 인지능력 제로,남편 알아보지 못함.
점심식사 시간
남편 : 식사하러 올라오는 아내를 향해 손을 흔든다
아내: 아무 표정 없이 바라본다
남편: 식사하는 아내를 계속해서 바라본다
아내: 혼자서 식사가 불가 하여 식사 보조를 해주시는 선생님에게 백프로 의존하고 있다
남편: 본인을 알아보지 못하는 아내에게서 눈길을 떼지 못한다
날마다 세 번씩 반복되는 모습이다
사실 남편은 요양원에서 퇴소 해도 되는 정도의 건강이다
대소변도 자립이 되고 식사도 아주 잘하신다
아마도 아내 때문에 계시는걸까
인지능력이 제로인 아내를 바라보는 남편은 아마 지난날들을 생각하며
참회의 시간을 보낼까
아니다
그건 우리의 희망이고 그럴거라고 생각하는 기우이다
남편은 수시로 알게 모르게 만지고 더듬고 참 힘든 사람이다
못버리는 것일까
아님 본능적인 것일까
아주 봉건적인 사고를 가진 남편은 우리선생님들도 아주 힘들게 한다
버럭 화를 내고 때로는 선생님들의 팔도 쓰다듬고(매우 기분 나쁘다고 한다)
오늘밤 꿈엔 남편과 아내가 만나 뜨거운 운우지정을 나눌 수 있기를
저 높은 곳에 계시는 신께 간구해 본다
인생을 누가 아름답다고 했는가
인생을 누가 추하다고 했는가
그저 인생은 걷다가 달리다가 그리고 기어서 가는 길일뿐이다
본인을 알아보지 못하는 아내가 보는 순간에는 안타깝고 마음이 무겁겠지만
그 아내가 눈 앞에서 사라지면 누군가에게 본능적인 행동을 하는 그저 숫컷일뿐인 남편
그 남편이 살아온 인생도 숫컷의 향기가 진했으리라
살아가는 모두가 똑같은 색깔을 가질 수는 없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색깔을 덮어버리는 인생은 살지말자
함께 섞이면서 보색이 되어주는 그런 인생을
얼마가 남았을지 모르면서
살아가는 우리는 알아야 한다
나의 웃음이 주변을 환하게 하기전에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부터 환하게 비추어 주는 인생을 살다가 가자
노인의 길/보헤미안
걸었다
그저 걸으면 되는 줄 알고
진흙탕이 나오면 옷을 걷었다
때로는 혼자서 때로는 등에 짐을 지고서
태양이 오는 아침이 진절머리가 나는 때도
일어나 걸었고
하루종일 내리는 비를 우산도 없이
그저 걸었을 때도 있었다
하얀 눈밭을 걸을 때는 사랑하는 이의 주머니속이 전부인 때도 있었고
하얀 눈밭이 까만 시궁창이 되었을 때도 그 세상이 전부인 때도 있었다
이제 다 왔다
갑자기 브레이크가 걸려 버렸다
어느순간에도 옆을 지켜주었던 사랑이
나의 손을 놓아 버렸다
아무리 애원을 해도 소용이 없다
우리의 이별은 이렇게 오고야 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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