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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면서 다른 사람 못할 짓 안했는디

100*98속의 노인들

by 꼬옥 안아줄께 2024. 3. 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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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한풀이 하는 듯한 소리는 하루종일 좁은 방안 가득 메운다

 

내가 살면서 남헌테 몹쓸짓 안했는디

내가 왜 이럴까 내가 왜 이럴까

노인의 두 손, 두 발 그리고 가슴은 모두 묶여 있다

이유는 침대에서 내려 오다 다치신 경험이 있으신가 보다

그렇게 묶인 상태에서도 노인은 집으로 가겠다며 몸부림을 치신다

 

묶여 있는 끈은 조금만 여유가 있어도 풀어 버리시며

가슴을 압박하는 끈도 조금의 여유가 있으면 밑으로 내려 오신다

 

마음이 아프다

낮동안은 풀어 나도 될 것을 

가끔은 휠체어에 앉아 계셔도 될 듯한데

사고의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노인은 24시간 묶여 있는 것이다

 

노인은 항상 이야기 하신다

" 내가 왜 이럴까" "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것네"

그리고 아들의 이름을 부르신다

"두철아 두철아 엄마 좀 데려가라"

노인은 참 고우시고 어쩌다 간식을 드리면 함께 먹자며 음식을 나누신다

 

누가 감히 장담 하겠는가

난 저렇게 안되겠지 하고

일 분 후도 장담하지 못하는 것이 우리의 삶 아닌가

 

나만은 아닐거야 하며 하루 하루를 보내지만

이곳의 어르신들을 바라보면 난 아닐거야 라고 큰소리는 하지 못하겠다

망각의 세계로 들어가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할까

 

지금 이나이에 뜨거운 사랑을 해야 하나

아마 뜨거운 사랑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망각의 강에서 계시는 어르신들도 진실로 주는 사랑앞에서는 

현실로 돌아 오시걸 보아왔기 때문이다

 

우리 다같이 뜨거운 사랑을 하자

그렇다고 불륜은 안된다

 

사랑해야할 상대가 없다면 

 

이시간 굶주림에 죽어가는 아이들을 향한 사랑도 좋을 듯 하다

한 끼 밥을 위해 폐지를 줍는 누군가의 한 끼 밥을 사랑해도 좋을 듯 하다

세상의 끝자락에서 삶과 죽음 사이에서 고민하는 누군가의 밤을 사랑해도 좋을 듯하다

 

당신과 내가 뜨거운 사랑을 나눌 때 망각의 강은 점점 마를 것이라 장담한다

 

오늘밤 노인의 밤이 편안하시기 기도하며 붉은 노을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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