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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과 함께 춤추며 떠난 여인

100*98속의 노인들

by 꼬옥 안아줄께 2024. 4. 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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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두 손이 묶여 있었다

항상 물을 달라고 했다

온 몸이 옴으로 빨갛게 달아 올랐고

묶여 있던 두 손등은 물이 가득차 누르면 바로 터져 버릴 것 같았다

하지만 

누구도 병원에 데려가야 한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죽도 넘기지 못하는 그녀에게 간호사는 죽을 처방 하였다

비참한 하루 하루다

그녀를 이렇게 막 대하는 건

그녀는 보호자가 없는 국민기초수급 1인 단독 노인세대이다

그런 그녀가 바람이 유난히 불어 벚꽃이 춤추던 날

함께 춤추며 천국으로 날아갔다

하필 난 그녀의 춤을 응원할 수 없었다

그녀가 떠나고 난 뒤 그녀의 자리는 무심타

떠난 그녀의 온기가 아직은 남아 있을텐데

 

우리 모두는 떠난다

울면서 가기 싫어 몸부림 치는 이도 있을 것이고

아무 의미 없이 그저 갈길 가는 이도 있을 것이고

365일 두 손이 묶인 세상을 떠나면서 웃으며 꽃잎과 함께 춤추는 인생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린 떠난자는 떠난자이다 

단지 떠난자이다 그저 슬픈 현실이다

우리 곁의 누군가 먼 길을 떠난다면 적어도 삼일은 슬퍼 해주자 

잘가라고 인사라도 해주자

떨어지는 꽃잎에도 무심한 우리가 슬퍼지는 계절

 

희노애락의 감정들이 사라져 버린 것은 아니겠지

슬픈 드라마를 많이 보아야 할까 그럼 사라진 눈물이 다시 돌아올까

 

아직은 가고 있을 여인의 긴 여정을 응원하면서

그녀의 또 다른 삶은 행복하기를 

좋은 부모와 슬픔을 나눌 수 있는 사랑하는 사람과 동거하길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잘가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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